때는 바야흐로 12월 4일, 아침부터 영하로 떨어져 버린 날씨 때문이었을까,
전 날 새차를 하지 않아서 였기 때문이었을까.
삼순이는 아침부터 엔진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마치 비둘기가 보조석에서 똥이라도 싸지르는냥 소리가 푸득푸득 전날과는 대조되는 상태를 보여줬다.
'아..이거 내일 전체 점검을 하러 가야겠는데..' 라고 생각을 하며
푸드덕 똥을 싸고 있는 삼순이를 기어코 이끌고 회사로 향했다.
'그래, 오늘만은 안락한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지'하고 마음먹고
따뜻한 주차장에 모셔두고 회사로 들어갔다.
설사를 해대는 삼순이가 혹시나 예열을 해주지 않아서일까 하고
한참동안 인터넷 검색을 하다 팀장에게 뒤통수를 맞을 뻔했지만
이내 마음속으로 '예열이 문제였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퇴근 후엔 삼순이에게 올라타
몇분이고 예열을 가해준 뒤 시동을 걸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설사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불안한 마음을 이끌고 썸녀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도로를 올랐다.
얼마나 갔을까, 판교에서 잠실까지.
차마 판교를채 벗어나기도 전에
왕복 8차선 도로를 푸드득소리와 함께 주행하던 중,
콰드득으로 소리가 바뀌며 이내 삼순이는 숨을 거뒀다.
'어? 왕복 8차선 도로라니까!?'
한참 1차선에서 주행하던 중이었던 나는 엔진이 꺼진것을 느끼고 잽싸게 우측 깜빡이를 점멸했다.
다행히 어느정도 속도가 있던 중이었고, 바퀴는 구르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이동해야 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핸들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엔진이 나가니 핸들도 점점 사후경직된 시체마냥 굳어가고 있었다
'망했다'를 직감하고 힘으로라도 핸들을 돌리지 않으면
오늘 만나는건 썸녀가 아니라 저승사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엄마를 외치며 갓길로 겨우 정차할 수 있었다.
시동조차 걸리지 않고 엔진이 나간 삼순이를 보고 있노라니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아..내 할부금..수리비..아! 썸녀!'
보험사 렉카 서비스보다 빠르게 썸녀에게 이사실을 알리고
약속을 미뤘다.
오늘 빼는건 단백질이 아닌 내돈들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생각보다 렉카 아저씨는 빠르게 도착했고, 빈번한 일이라도 되는양 'bmw는 원래 이래요'라고 하시며
엔진오일을 체크하고 차를 빠르게 세팅하고 뒷바퀴를 들어올려 렉카와 합체시켰다.
'아.. 삼순아..'
차를 물려주신 아버지께 전화드리니 아는 사람이 있는 정식 서비스센터를 가라 하셔서
일단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
판교에서 하남까지는 멀었지만, 내 마음은 점점 걱정과 근심에 가까워져 갔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일까, 서비스센터는 문을 굳게 닫고 있었지만
다행히 사람이 나오는 타이밍에 도착하여 입고할 수 있었다.
렉카 아저씨께서 판교로 돌아간다는 말에, 차를 얻어타고 허탈한 마음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서비스센터에선 점검비가 82,000원정도 소요될거라는 말에 원인은 알아야 되겠으니 점검을 요청드렸다.
속으로 '제발 엔진이상만 아니게 해주세요!!'라고 소리쳤지만 아니나 다를까.
수 일이 지나고온 연락에선 엔진에 있는 타이밍 체인이 끊어지며 록커암이 부러지고 밸브가 휘었다고 한다.
'^^....ㅅㅂ....장난해? 타이밍벨트도 아니고 체인이 끊어져? 여태 그렇게 엔진오일 관리를 잘했는데.. 끊어져!?!!?!??!!'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었고, 리콜도 했다는 말에 아주 조심스럽게
'리콜 되나요?'라고 물었지만 '이 차량은 안됩니다'..
응?????그럼?????????
수리비 1200만원?????????????????????????
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하하
실성이라도 한마냥 웃어대며, 일전에 렉카차 아저씨께서 소개해주신 차량 정비소로 전화를 했다.
나 : '안녕하세요~! 차가 이래저래해서 이렇게 됐는데, 수리 가능한가요?'
싸제 정비소 : 수리? 쌉가능! 비용? 반의 반까지 쌉가능
'레알????'
싸제 정비소 : 응 레알
'바로감 기달'
차량 출고를 위해 다시 렉카를 부르고
점검비를 내기위해 담당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다른곳에서 수리하려구 출고하려는데요, 점검비는 얼마인가요?'
정식 대리점 : 38만원만 주세요
'????????? 82,000원은 어디가고 38만원??????????'
정식 대리점 : 점검할때 추가 비용이 발생했음요
'핰ㅋㅋㅋㅋㅋ뭐하는데 추가 비용이 5배가 넘게 나옴? 점검 명세서 보내주셈'
정식 대리점 : ㅇㅋ(이러고 잠수탐, 명세서 따위 없음 보내주지도 않음)
'일단 차는 출고해야 되니 입금은 하겠지만, 상세 명세서로 보내주셈'
처음에 얘기한 점검비는 온데간데 없고, 대부업의 깡패마냥 눈덩이처럼 불어난 점검비를 요구하는
정식 대리점을 찾아가 깽판이라도 부리고 싶었지만. 어쩌랴.. 우리 삼순이가 먼전데..
그나마 지인이 조율하여 25만원으로 점검비를 정리하고,
눈물을 머금고 삼순이를 정비소로 입고할 수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엊그제 삼순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지출로 난 이미 만신창이가 된 후였다.
그런 삼순이는 이내 미안한지 변속 중간중간 나를 땡기며 아양을 떨어 되지만
나의 분노한 표정을 보곤 눈을 피한다. 요즘 삼순이는 나를 볼때마다 내 눈을 피한다.
타이밍 체인...
이게 나간다는게 말이 됩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mw 망할놈들.....내돈.....ㅠㅠ
참고로 엔진오일 8000키로마다 갈았고, 순환식으로 교체했습니다..
아버지는 자동차 정비사 출신이시기 때문에, 차 관리는 끝내주게 했습니다..
아 마무리를 못하겠네
정리하자면
- 체인 나갈땐, 엄마부르며 핸들을 이빠이 꺽어서 벗어나자.
- 정식 서비스 센터는 보증기간에만 가자.
- bmw 엔진 타이밍 체인은 플라스틱으로 만든거 같다
- 정식 서비스 센터에서 엔진 고치지 말자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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